기계 학습이라고 할 때에 저희가 고민한 바, 결국은 누구를 모사할 것인가가 핵심적인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관점으로 볼 때, 게임 업계에서는 플레이어를 모사하여 적절히 이기거나 져주는 ‘사람같은 봇'을 만들거나 사업 담당자를 모사하여 살 것 같은 타이밍에 살만한 물건을 제안하는 형태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좋겠지만 저희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으로 흥미진진한 경험을 제공하려면 누구를 모사해야 하는가?
예전에 컴퓨터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직접 테이블에 마주 앉아 보드와 주사위를 통해 RPG를 진행하는 TRPG의 경우에는 플레이어들에게 상황을 제시하는 GameMaster 가 플레이어 캐릭터의 상황을 보아가며 적절한 난관을 제시하며 흥미를 지속하게 합니다. 이 GameMaster가 얼마나 상황을 재미있게 끌고 가냐에 따라 같은 룰을 사용하는 게임일지라도 재미가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 GameMaster를 컴퓨터가 대신하게 한다는 것이 Computer RPG의 기본 개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모두에게 다른 상황을 제시할 수 없어서 같은 게임이라면 단일 GameMaster가 제시하는 상황을 즐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Project Albatross를 개발하고 있는 Maverick Games에서는 모사의 대상이 동료나 상대 플레이어나 개인화된 방문 판매 사원이 아닌 GameMaster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 개개인에게 맞춤형 GameMaster를 제공하여 같은 룰을 가진 게임일지라도 모두에게 다른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진행했을 때 다음 문제에 봉착하였습니다.
그것은
‘플레이어가 흥미로워하고 있거나 긴장 혹은 이완되어있다는 것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입니다.
사람끼리 마주보는 경우라면 표정을 보거나 손짓, 몸짓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해 측정할 수 있지만 게임의 경우에는 받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다른 사건을 제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위 두 가지 문제에 대해 현재 Project Albatross는 ‘플레이어의 게임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해서 분석한 후에 절차적으로 그 자리에서 생성해주는' 방식으로 풀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Project Albatross에서 의뢰(Quest)는 고정된 컨텐트가 아니고 상황과 목표 정도만 정해진 간략한 스토리 라인입니다. 플레이어가 선호하는 타입의 의뢰를 선택하여 게임을 진행하면 화면 1개 정도 크기의 작은 ‘사건'을 제시하고 그 때 그 때 플레이어가 소모한 행동력이나 사용한 기술, 시간 등을 측정하여 플레이어가 어떤 긴장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다음 ‘사건’을 제시합니다. 즉, 의뢰 중에 마주치는 ‘사건'은 사전에 정해져 있지 않고 플레이어별로 모두 다른 형태의 사건을 마주치게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형태로 제공되어진 의뢰의 결과를 보고 기획에서 평가점수를 매겨서 학습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가 학습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플레이어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일반화되어 있지만 대게의 접근은 ‘레벨 x구간에서 플레이어 이탈률이 높으니 해당 구간을 쉽게'라는 식으로 ‘평균값에 의존하여’, ‘다음 업데이트 시에' 반영되는 방식입니다만 Project Albatross는 개인화와 컨텐트 조정 속도라는 면에서 온라인 게임이 예전 패키지 게임들의 ‘고객 설문 엽서를 잘 취합하여' ‘속편 개발 시에' 반영한다는 것을 개선한 만큼의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 별로 다른 상황이 제시되는 것에 대해 ‘공정함'에 대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만, Project Albatross에서는 동일한 ‘난이도'의 공정함보다는 플레이어가 사용한 ‘시간과 노력'에 대해 공정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게임들이 가진 ‘난이도'의 허들을 넘기 위해 획일화된 최적화된 해법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벗어나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해도 원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게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슈퍼 마리오'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깰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드래곤 퀘스트'의 미덕은 ‘시간과 노력'만 들이면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다’였던 것과 마찬가지인 방향성입니다.
이 외에도 풀어야하고 도전해야하는 영역은 매우 많습니다. 작은 개발팀이 다 해결하기에는 어렵고 벅찬 일이긴 합니다만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가 있다면 플레이어들에게 훨씬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연락 부탁드립니다.
최근 개발 결과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해 주십시오.
https://www.gamasutra.com/blogs/SeungbackShin/20180227/315017/Game_Level_Generation_Using_Neural_Networks.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