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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횃불을 밝혀라

꿈의 횃불을 밝혀라

지난해 9월, 두려움과 떨림을 갖고 군에 입대했다. 그때까지 살아온 익숙한 사회환경과 가정에서 벗어나 낯설고 새로운 세계에서 18개월이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걱정이 앞섰다. 무엇보다 ‘N포 세대’라 불리는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과 단절될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억눌렀다.

하지만 실제 겪어본 군 생활은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삶의 자세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미래를 위해 지력과 체력을 단련하는 기회가 가득했다.

특히 육군 ‘청년 Dream 국군 드림’ 사업에서 동기를 얻어 성취한 자격증과 공모전 입상, 공동체 생활과 교육훈련을 통해 길러진 사회성, 그리고 전투체력단련은 나를 더 발전시켰고 우리 부대 나아가 국가에 대한 생각들을 변화시켰다.

나는 장병들에게 지급하는 ‘장병 자기계발 지원금’을 활용해 대학 전공(컴퓨터공학과)과 관련 있는 정보처리기능사와 전기기능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또 ‘국방부 공개 SW해커톤’ 대회에서 비록 총장님 상은 받지 못했지만 좋은 경험을 쌓았다. 또한 분기마다 제공되는 진중문고를 읽으면서 내가 전공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사고를 넓히고, 대대 독서 서평 대회에도 참여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매일 체력단련 시간마다 중대 전우들과 기초체력운동에 매진하면서 점점 늘어나는 팔굽혀펴기 개수에 즐거움을 느꼈고, 뜀걸음을 할 때 보이는 맑은 하늘은 무겁고 답답한 내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이때 길러진 체력이 꿈을 향한 나의 도전에 큰 보탬이 됐고 군 생활의 집중도를 높여주는 버팀목이 됐다.

이제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그동안을 돌이켜 보면 당장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주변의 전우와 가족, 친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지치지 않고 충실히 군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것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스스로 더 성장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입대 전 군 복무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사랑하는 가족·친구·이웃들이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신성한 의무이며, 아직 나아갈 길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우리 청춘의 길목에 꿈의 횃불을 밝힐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믿게 됐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군복을 입고 훈련과 경계작전에 열성을 다하고, 틈틈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있을 우리 전우들이 군 생활을 통해 올바른 국가관을 갖고 각자 꿈꾸는 미래의 자신을 향해 정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국방일보